―윤동주 80주기를 기억하는 강연마당

지난 3월 26일 저녁 7시,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는 특별한 행사가 있었다. ‘시민모임 독립’과 ‘이강일 의원실 정책 인문학 시리즈’의 하나로 이루어진 행사였다.

행사는 윤동주 시인을 연구하는 숙명여대 김응교 교수의 진행으로 △제1부 명동마을과 청소년 윤동주 △제2부 연희전문과 일본 유학시절로 나뉘어 진행되었다.

행사에 들어가는 춤으로 장순향 민족춤꾼의 ‘조선의 소녀’가 선보였다. 등장하는 작품들을 설명한 뒤에 이지상, 김다영, 어린이 노래그룹 ‘작은 평화’ 그리고 진행자 김응교 교수까지 노래로 표현해 주니 그 당시의 감성 이해에 큰 도움이 되었다.

내가 이 행사를 특별하다고 표기하는 것은 치열한 정치의 전당 국회에서 문학행사를 한다는 점에서다.

문학이 인간의 삶을 바탕으로 존재한다면 정치도 역시 사람을 위해 존재한다는 이치는 같은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리 흔한 일은 아니었다. 정쟁으로 치닫는 정치의 현장, 국회라는 거대한 공간에서 벌어지는 역사와 문학과 음악과 춤이 어우러진 감동의 시간이라니 그곳에 함께 하는 느낌은 특별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정치인이 역사적인 시를 읽고 시인을 공부한다면 세상이 좀 더 부드럽지 않을까? 정쟁보다 타협과 대화가 통하는 국회, 우리 정치를 기대해 본다.

이날 소개된 윤동주의 시 중에서 두 편을 옮긴다.

빨래줄에 걸어 논/ 요에다 그린 지도는
간밤에 내 동생 / 오줌 싸서 그린 지도

꿈에 가본 엄마 계신 / 별나라 지돈가?
돈 벌러 간 아빠 계신/ 만주 땅 지돈가?
―오줌싸개 지도 (1936년 추정)

가자 가자 가자/ 숲으로 가자
달조각을 주으러/ 숲으로 가자

그믐밤 반딧불은/ 부서진 달조각

가자 가자 가자/ 숲으로 가자
달조각을 주으러/ 숲으로 가자
―반딧불 (1937년)

우귀옥 기자  23ockj@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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